결혼은 왜 하는가? before2008

얼마전 가족사회학 시간에 선생님께서 덧붙이신 말씀 "결혼은 왜 하는가?"는 적어도 내겐 신선한 질문이었다. 너무도 당연하다면 당연하고, 막연하다면 막연한 이 질문.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출발점으로 내 주변사람들은 이 단순한 질문을 생략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결혼은 많은 사람들에게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다. 이미 옛 어른들이 일생을 관혼상제라는 말로 정의하지 않았나. 그만큼 혼인은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를 살피는데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는 것이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만큼 우리는 결혼에 익숙해있다. 나 자신을 포함한 절대다수의 개인들이 자신의 삶의 한 과정으로 결혼을 설정해놓고 있는데서도 잘 드러나듯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정상'이라는 것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적용시켜 보아야 한다. 정상이라는 놈은 사람들이 보내는 자신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이용해 종종 우리를 무기력한 개체로 전락시켜버리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성역할이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것처럼, 정상이라는 이름은 결코 정상을 담보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상적인 인생으로의 과정에 가려져 "결혼은 왜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은 결코 질문된 적이 없었다.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의 존립근거를 따져보자. 우선 흔한 질문으로 돌아가는 편이 쉬울 것 같다. 우리는 배우자의 어떤 면을 중요시하고 있을까? 너무도 당연하게 성격, 경제력, 외모 등의 항목이 퍼센테이지로 수직 나열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과 대답은 성공적인 결혼생활과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질문과정은 내가 결혼을 해서 무엇을 얻을까 하는 `자신의 욕망 들여다보기'를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 이혼률이 급증하고 있는데서 볼 수 있듯이-물론 한국에서 최근 2년은 이혼이 감소했다지만- 현대사회의 특징으로 이혼의 증가를 드는 것은 크게 무리가 아니다. 우리주변에 이혼을 경험한 사람이 하나 이상은 존재하고 있으니 이혼의 보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꼭 이혼만이 아니다. 많은 부부들이 행복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한다. 이혼은 그것을 참지 못한 것일 뿐이고. 우리의 주변만 냉정히 살펴봐도 결혼생활은 결코 장미빛으로 빛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대다수의 결혼이 `결혼을 왜하는가'라는 질문을 결여한채 진행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쩌다보니 결혼을 하고, 그럭저럭 살아간다. 결혼을 과정으로 당연시하기 때문에 우리의 많은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다. 결혼을 통해 자신이 얻고 싶은것이 무엇인가를 한 번도 생각해 본 바가 없기에 그/그녀의 결혼 생활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모든것이 결핍이고 엇갈림인 것이다. 내가 결혼을 왜 했는지도 모르는데,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무의식의 발동으로 행한 행위의 결과는 불행하지만 않아도 다행인 것이다.

결혼과 관련한 우리 대다수의 질문은 `이 사람과 결혼해도 괜찮을까?' 에서 시작되고 있다. 결혼 그 자체를 이미 긍정해버리는 것이다. 인물을 먼저 찾고, 그 인물과의 결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따져보는 순서로 생각을 진행시켜서는 안된다. 이러한 역방향의 사고과정은 결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해 볼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자신의 욕망을 왜곡시킨다. 이는 결혼이 가지는 현실적 의미에 비추어 봤을 때 상당히 위험한 것이다.

우선 자신의 욕망과 철저히 대면할 필요가 있다. 내가 결혼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그 속에서 내가 얻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고 그것에 맞추어 배우자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성공적인 결혼의 첫번째 과정이다. 그 이유란 개인마다 너무나 다양할 것이다.
청소나 빨래, 요리를 해 줄 사람이 필요할 수도 있을테고
경제적 무력감을 해소시켜줄 사람이 필요할 수도 있을테다.
안정적인 섹스파트너가 필요할 수도 있고....

나같은 경우는 간단히 생각해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안정적으로 구속력있는 제도 속에 머물고 싶다는 것과
내가 가진 장점과 단점을 잘 아울러서 매력적인 아이를 키워내고 싶다는 것
그리고 난 혼자살기엔 너무도 외로움이 많다는 것
가족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사랑을 주고받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는 것 정도가 떠오른다.
그렇다면 난 우선 정말 사랑스러운 여자를 아내로 맞이해야 할 것이고, 그녀는 나와 함께 매력적인 아이를 키워낼수 있을 정도의 지식과 적당한 인격을 갖춘 사람이기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나치게 바빠서 날 외로움에 몸서리치게 만드는 사람이어서도 안 될 것이다. 내 무능력에도 불구하고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인내도 있어야 할 것이다.

아무튼 `결혼을 왜하는가' 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인물을 찾고 `이 사람과 결혼하면 그 왜가 충족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꿈꾸는 모든 것을 충족하려고 하면 안된다. 사고의 방향은 제대로 가져가되 그 속에서는 세상과의 적당한 타협도 필요하다. 결혼 상대방을 찾는 과정은 그 이상과 현실의 대타협과정인 것이다. 그 속에서 자신의 욕망이 최대한 지켜진다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겠다. 

덧글

  • 박지훈 2006/12/12 15:00 # 삭제 답글

    형일이 넘 겸손한 거 같다. 오늘 카투사 발표날이라던데 지원했으면
    꼭 붙길 바래! 난 예정 발표시간보다 한시간 일찍 알아서 우울했는데ㅠㅠ
  • 아날로그 2006/12/13 08:40 # 답글

    박지훈/ 형 나 떨어졌어 ㅠㅠ
    미 제국주의의 첨병, 붙어도 안가려고 했던거 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뭔가 우울하다................

    시험끝나고 연락할께~~~~~~~
    혹시 방학을 울산 촌에서 보낸다던가 하는건 아니겠지? :)
  • 시봉 2006/12/15 22:37 # 삭제 답글

    나도 요새 결혼, 그리고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 가끔 생각해보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애매하고 영 거시기하다. 형일이 니 글이 공감이 되긴 한다만, 막상 닥쳐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네.
  • 2006/12/16 14:3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날로그 2006/12/18 08:31 # 답글

    시봉/ 왜 거시기해!
    누난 분명히 잘해낼 수 있을꺼야!

    달콤한반란/
    진짜....
    그때가 그립다!
    아직도 살짝 기다린다~ 하하~

    한잔? 너랑? 넌 금방 잠들어버리잖아~ 하하하~
    농담이구 말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워! :)
  • 힘든누나 2007/02/09 01:47 # 답글

    여기에 대해서 나는 할 말이 많기도, 동시에 할 말이 아예 없기도 해.
  • 신상규 2016/01/10 19:16 # 삭제 답글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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