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시민 20110301-

가끔씩 술에 취한 밤, 지식인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마치 한국사회의 모든 짐을 내가 다 짊어진 양...이렇게 부족한 내가 과연 지식인일까도 자문해 보지만 선생님들도 언제나 한국사회에서 혜택받은 사람으로서 우리가 가져야할 마음자세에 대해 말씀하시니까, 또 사회학과 역사를 공부한다는건 현실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하니까 그대로 인정해 버렸던 것이다. 김진호 목사의 <지식인이란 어떻게 사는 자인가>를 읽은 후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않기로 한다. 신이었던 예수가 인간이 되었던 자기 파괴의 용기를 나는 가지고 있는가?

트위터를 시작하고 이런저런 사람들의 단상을 보는 재미가 제법이다. 한 철학 선생님의 트윗에서 본 7-80년대 아이비리그 입학으로 교포 사회의 신문 1면을 장식하던 그 많던 한인수재들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당시의 추세로 미루어보면 현재 미국주류사회에는 한국인들이 상당부분의 몫을 차지하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주류사회에 극소수의 한인들만이 존재하는 현상에 대한 원인을 선생은 '자세'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혹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구하는 것으로 자신의 인생길을 설계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인 오바마는 멀기만 하다고.

그간 현실의 굴레가 무겁다는 나약한 생각에 도피를 꿈꾸었지만, 그렇게 피하기만 하는 것은 형편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발붙이는 현실은 수많은 이들의 노력과 자기희생의 산물이다. 이 현실이 여전히 형편없고 비루하게 보이지만 자신을 부인하며 역사를 이끌어온 누군가에게 투정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나는 이들의 희생 위에 살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순간 모든 배움이 헛것이 되고 만다. 사실 자기애가 너무 큰 나는 이를 큰 짐으로 느끼기도 한다.   

안철수 교수처럼 세상에 긍정적인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대체로 나는 그저 건전한 시민이 되고 싶다. 하지만 건전한 시민이 되는 것에도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 현실인가. 그럼에도 역사에 빚을 진 사람으로서 이기적인 삶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 결과로 내 아이가 좀 더 쉽게 건전한 시민이 될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그 이상은 없을 것 같다. 마음을 다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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